기초생활수급자 조건 자녀 재산 확인할 4가지

얼마 전 혼자 사는 어머니의 수급 신청을 도와달라는 분이 자녀 명의 아파트부터 걱정했습니다. 그런데 먼저 확인할 것은 집값이 아니었습니다. 그 자녀가 어머니와 같은 보장가구로 묶이는지, 어떤 급여를 신청하는지에 따라 판단이 달라집니다. 자녀에게 재산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기초생활보장 급여에서 탈락하는 것은 아닙니다.
1. 자녀가 같은 보장가구인지 먼저 봅니다
같은 보장가구로 판단되면 자녀의 소득과 재산을 가구 단위로 조사합니다. 부모와 함께 사는 자녀라면 이 부분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주소가 다르다고 언제나 별도 가구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령은 주민등록표에 함께 등재되지 않은 30세 미만 미혼 자녀도 개별가구에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예를 들어 25세 미혼 자녀가 기숙사에 살며 주민등록을 옮겼더라도, 주소 이전 사실만으로 부모의 조사 대상에서 빠진다고 단정하면 곤란합니다. 반대로 따로 살며 생계도 달리하는 경우에는 개별 보장 여부를 판단받을 수 있습니다. 보건복지부의 2026년 사업안내에는 일정한 소득활동을 하는 자녀, 자녀를 양육하는 미혼 부모, 중증장애로 주거를 분리한 자녀, 가족관계 해체 등의 사유가 제시돼 있습니다. 해당 사유가 있어도 실제 거주와 생계 관계를 보장기관이 확인합니다.
상담할 때 제가 먼저 묻는 것도 자녀의 나이와 혼인 여부, 실제 거주지, 생활비를 누가 부담하는지입니다. 이 네 가지가 불분명하면 재산 액수부터 계산해도 판단이 어긋날 수 있습니다.
2. 별도 가구 자녀의 재산은 급여별로 다르게 봅니다
자녀가 별도 가구라면 이번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구분해야 합니다. 주거급여와 교육급여에는 부양의무자 기준이 없습니다. 따로 사는 성인 자녀가 집을 소유했다는 사정만으로 부모의 주거급여나 교육급여 신청을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신청 가구 자체의 소득인정액은 기준 이하여야 합니다.
생계급여에는 고소득·고재산 부양의무자에 관한 예외가 남아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안내한 2026년 기준으로, 생계와 주거를 달리하는 1촌 및 그 배우자의 연소득이 1억 3천만 원을 초과하거나 일반재산이 12억 원을 초과하면 수급자 선정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초과’라는 문구를 봐야 합니다. 자녀 명의 재산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안 된다는 뜻도, 12억 원 이하라면 다른 조건은 볼 필요가 없다는 뜻도 아닙니다.
의료급여는 더 주의해야 합니다. 2026년부터 의료급여의 ‘부양비’는 폐지됐지만 부양의무자 기준 자체가 없어진 것은 아닙니다. 따로 사는 자녀의 소득과 재산을 토대로 부양능력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부양받을 수 없는 사정이나 적용 가능한 예외가 있다면 함께 설명해야 합니다. 생계급여 판단을 그대로 의료급여에 대입하면 신청 가능성을 잘못 짚기 쉽습니다.
3. 재산은 보유액 그대로 월소득에 더하지 않습니다
신청 가구에 포함된 자녀의 예금이나 집은 소득인정액 계산에 영향을 줍니다. 소득인정액은 소득평가액과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합한 금액입니다. 재산에서는 지역별 기본재산액과 인정되는 부채 등을 반영한 뒤 재산 종류별 환산율을 적용합니다. 보건복지부 안내상 기본재산액은 서울 9,900만 원, 경기 8,000만 원, 광역시·세종·창원 7,700만 원, 그 밖의 지역 5,300만 원입니다.
가령 ‘서울에서 전세보증금이 1억 원이니 바로 탈락’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른 재산과 부채, 보장가구 구성, 재산 종류를 함께 봐야 합니다. 예금도 현금 잔액 전부를 월급처럼 더하는 방식이 아닙니다. 반면 자동차는 차종과 사용 목적에 따라 불리하게 환산될 수 있어 빠뜨리면 안 됩니다. 장애인 사용 차량이나 생업용 차량 등은 별도 기준이 적용될 수 있으므로 차량등록 정보와 사용 사유를 정확히 알려야 합니다.
자녀가 부모에게 실제로 보내는 생활비도 확인 대상입니다. ‘자녀 재산은 별도 가구니까 아무 영향이 없다’고 생각하다가 정기적인 지원 사실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돈이 오간 내역과 그 성격을 사실대로 제시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4. 2026년 소득 기준과 신청 자료를 맞춰 봅니다
보건복지부의 2026년 선정기준은 1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인정액이 생계급여 82만 556원, 의료급여 102만 5,695원, 주거급여 123만 834원, 교육급여 128만 2,119원 이하입니다. 2인 가구는 각각 134만 3,773원, 167만 9,717원, 201만 5,660원, 209만 9,646원 이하입니다. 이는 월급 기준표가 아니라 재산의 소득환산액까지 반영한 기준입니다. 생계급여 선정기준 금액 역시 모든 신청자에게 그대로 지급되는 금액은 아닙니다.
신청 전에는 부모와 자녀의 주민등록 관계뿐 아니라 실제 거주 형태를 확인하고, 임대차계약서·금융자료·부채 증빙처럼 가구 상황을 보여줄 자료를 챙기는 것이 좋습니다. 가족관계 해체나 부양을 받을 수 없는 사정이 있다면 그 내용도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에 처음부터 설명해야 합니다. 제출 서류는 가구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기초생활보장은 한 번의 공모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어서 ‘이번 회차 마감’을 기다릴 필요는 없습니다. 제 경험상 가장 아까운 경우는 자녀에게 집이 있다는 말만 듣고 신청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다. 자녀 재산을 보기 전에 같은 보장가구인지와 신청할 급여가 무엇인지부터 확인하면, 안 되는 조건도 가능한 급여도 훨씬 분명해집니다.
